3 짧을수록 명쾌하다
① 긴 문장은 독자를 지루하게 만든다. 뜻을 파악하기도 힘들다. 한 문장은 50~70자가 적당하다.
② 대중적 글쓰기의 부정적인 전형은 법원의 판결문과 검찰의 공소장이 아닐까. 전문적인 법률용어가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문장이 길어 독자를 지루하게 한다.
③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얼만 전까지만 해도 수십 쪽 분량의 글이 하나의 문장으로 이뤄져 있었다.
④ 문장이 끊어질 듯하면 ‘하였으며, 하였고, 한편’으로 이어진다. 이런 문장을 읽는 독자는 숨이 막힌다. 마치 비흡연자가 흡연실에 들어갈 때 느끼는 것처럼.
⑤ 승객 여러분께서는 시내버스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릴 경우 차도에 내려서지 마시고 안전한 인도에서 기다려 주시기 바라면 또한 정차 범위를 벗어난 지점에서 무리한 승하차를 욕할 시 안전사고 발생 우려와 함께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사업자 및 운수 종수자가 사업개선 명령 위반으로 과징금(과태료) 처분을 받게 되오니 시내버스 정류소 정차 범위 준수 운행으로 안전하고 더 좋은 버스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.
⑥ 서울의 시내버스 안에 붙어 있는 안내문이다. 필자가 생활 주변에서 본 가장 긴 문장이다. 한 구청 소식지에 실린 아래 기고도 글이 뒤엉켜 어디가 주어이고 어디가 서술어인지 알기 어렵다.
⑦ 대청봉이나 천왕봉처럼 웅장하거나 또 이름난 곳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는 가까운 곳에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예쁜 산이 있어 가슴이 답답할 때 언제든지 찾아와 온 천지를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해를 보며, 또 아름답게 조용히 지는 석양을 보며 희망찬 새날을 기약할 수 있다면 우리의 또 다른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.
⑧ 독자가 인내심을 갖고 좇아가더라도 앞에 무슨 내용이 있었는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. 장황하고 화려한 수식어 속을 헤매다 정작 중요한 의미를 놓쳐 버리고 만다. 미로 속을 걷는 느낌이다. 이쯤 되면 글을 쓴 사람은 자신의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꿈을 접어야 한다. 독자가 둔하고 게을러 필자가 의도하는 바를 좇아오지 못한다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. 두 번, 세 번 읽어야 비로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면 그것은 쓴 사람의 책임이다.
⑨ 국내 신문 기사의 한 문장 길이가 70자 안팎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. 요즘엔 이것도 길다는 지적이 나온다. 50자 안팎이 적당하다는 것이다.
⑩ 문장을 길게 쓰는 것은 고질(痼疾)이다. 여간해선 잘 고쳐지지 않는다. 평소에 긴 문장을 두세 개로 나누는 연습을 하자. 불필요한 수식어를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. 형용사 부사를 될 수 있으면 적게 쓰자.
⑪ 예외 없는 법칙은 없는 법, 항상 짧은 문장이 읽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.
⑫ 주인이 종을 부릅니다. 빚을 갚으라고 합니다. 엄청난 빚이었습니다. 종은 돈이 없었습니다. 엎드려 빌었죠. 주인은 종을 용서합니다. 그 애절함 때문이었죠.
⑬ 음악의 스타카토를 연상시키는 글(신문 칼럼)이다. 간결한 반면 단조롭고 딱딱하다. 과유불급(過猶不及)이라는 말을 이럴 떼 쓸 수 있다. 때로는 길게 때로는 짧게, 필요와 상황에 맞추는 것이 자연스럽다.
⑭ Q 다음 문장을 두 문장으로 나누세요.
나는 큰딸이라 아들 몫까지 해야 되지만 정작 내 살기고 바빠 엄마께 많은 신경을 못 써 드리는데 그나마 동생들에 비해 엄마 가까이 살고 있어 무슨 일이 생기면 빨리 달려갈 수 있다는 점에 위안을 삼곤 한다.
⑮ A 나는 큰딸이라 아들 몫까지 해야 되지만 정작 내 살기도 바빠 엄마께 많은 신경을 못 써 드린다. 그나마 동생들에 비해 엄마 가까이 살고 있어 무슨 일이 생기면 빨리 달려갈 수 있다는 점에 위안을 삼곤 한다.